디미고 점호

디미고 일상 - 점호

2019. 4. 18.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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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고의 기숙사에선 '점호'를 한다.

매일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서, 인원점검을 하는 것이다.

 

이 점호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실내점호'이다.

 

실내점호는 그 과정이 매우 간단하고 명료하다.

6시 30분에 기상송이 울리고,

기상송이 끝나면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기숙사 방 앞으로 나온다.

(점호 시의 각 호실별 자리가 정해져 있다.)

그리고, 각 호실장들이 인원파악을 모두 끝낸 뒤에

기숙사 사감 선생님께서 각 호실별로 인원점검을 불러주신다.

 

선생님께서 "305호!"라고 외치시면,

305호 호실장이 "다왔습니다!" 소리치고

 

선생님께서 "306호!" 라고 외치시면,

306호 호실장이 "~~~ 빼고 다왔습니다!" 라고 소리치는 식이다.

 

그렇게 인원점검이 끝나고, 선생님께서 전달할 말을 모두 하신 뒤에, (사실 별거 없다. 교복 제대로 입으라는 말 등등..)

각자 자신의 호실로 들어간다.

 

실내 점호는 굉장히 빠르게 끝나는데, (대략 3분에서 5분)

그렇기에 일찍 학교에 나갈 학생들은 서둘러 준비해서 학교로 나가고

조금 피곤한 학생들은 호실에서 조금 더 리잠(re 잠)을 자다가 나갈 수 있다.

 

 

그리고, 야외 점호를 하게 될 때도 있다.

사실 야외 점호가 점호의 기본형이긴 하지만,

비가 오거나 미세먼지가 많거나 너무 추우면(겨울 시즌) 야외 점호를 하지 않는데

미세먼지를 우리 중국님께서 후후 불어주시는 덕에 굉장히 자주 실내점호를 하게 된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야외 점호는 조금 더 복잡한 순서로 진행된다.

 

일단, 기상송이 울리고 40분까지 (3학년은 35분까지) 운동장으로 내려오라고 지시하신다.

그러면 학생들은 기상송이 끝나고 나서 호실에서 나와서,

기숙사 지하에 있는 운동화로 신발을 갈아신은 이후에,

운동장에 집합을 하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생긴다.

일단 맨발에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는 찝찝함은 뒤로 미뤄둬도 되겠지만,

운동장에는 집합을 하기 워낙에 힘들다.

 

실내 점호같은 경우에는 애초에 각 호실별로 자리가 정해져 있기에

몇몇 호실들이 점호열외가 되어도 자리에 서는데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운동장은 순서대로 줄을 서야 한다.

점호 열외가 되는 호실은 굉장히 가변적인데 비해, 굉장히 비 효율적인 방식이다.

그렇기에 야외 점호때 줄을 서는데만 해도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안그래도 지금 막 일어나서 비몽사몽한데 분명히 정해져 있지 않은 줄에,

점호 열외되는 호실까지 생각하며 줄을 서야 하니 말이다.

 

우여곡절 끝에 줄을 서게 되면, 준비운동을 한다.

체육시간에 하는 그 준비운동 맞다... 마지막에 팔벌려뛰기까지 한다.

 

그러고 나서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다시 호실로 들어간다.

그렇게 야외점호가 끝나면 약 6시 50분 가량이 된다.

이렇게 되면 야외 점호의 두 번째 문제점이 발생하는데, 

들어가서 더 잘 학생들도 거의 잠을 못자고,

일찍 학교에 나가고 싶은 학생들도 딱히 일찍 나가지 않은 느낌이 든다.

 

아침을 먹는 시간이 고3은 7:15, 고2는 7:25, 고1은 7:35이다.

준비를 다 하는데 10분정도 걸린다고 하면, 고2는 최대한 빨리 나가봤자 25분동안밖에 시간이 없고,

리잠을 자는 학생들도 많이 자봤자 25분정도밖에 못잔다.

(사실 준비시간 10분도 빨리빨리 준비해야 나오는 시간이다...)

 

 

나는 야외점호가 디미고 최대 적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간단하게 생걱해보자.

야외 점호의 장점은?

잠을 조금 더 확실하게 깰 수 있다.

아침부터 운동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

(장점이라고 할 수도 없다.)

 

단점은?

야외 점호 하는 날 학생들의 수업 태도가 달라진다.

(훨씬 많이 존다. ㄹㅇㅍㅌ임. 리잠자던 얘들이 못자서 그런듯)

시간이 오래 걸린다.

(위에서 이미 한번 언급했다.)

춥다.

(구라안치고 겨울에서 봄 넘어갈 때 나가면 죽는다. 그렇다고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옷을 제대로 갖춰 입고 나가는 것도 힘들다.)

등등...

 

장점 <<<<< 단점이다.

사실 다른거보다 시간이 오래걸리는게 너무 짜증난다.

수업도 망치고

아침 일과도 망치고

건강도 망치는...

(필자의 신변 보호를 위해 이만 줄이겠습니다. 여기서 더까면 ㄹㅇ로 불려갈수도 있음. 디미고 만세!!!)

 

 

이상 디미고의 점호 이야기였습니다.

다른걸 까는건 그나마 괜첞겠지만

이거 잘못 까다간 진짜 끌려갈 수 ...

저는 디미고를 사랑합니다.

선생님들 사랑합니다. 죄송합니다!! 살려주세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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