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길었던 2022년도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고, 그만큼 또 재밌는 일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올 한 해 제가 어떻게 지냈는지 회고해보고자 합니다.

 

 


2022년에 있었던 가장 큰 사건은... 당연히 저의 군 입대입니다.

2022년 1월 10일, 저는 대학교 1학년을 끝마치자마자 공군 834기 전자계산병으로 군에 입대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전문연구요원으로 과기원에 다니던 저로서는 사실 그리 뻔한 결정은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군 입대를 결정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전문연구요원 선발의 축소: 전문연구요원이 해가 갈수록 인원이 상당히 적어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막 1학년을 다닐때쯤 DGIST의 전문연구요원 선발 제도도 바뀌어 대학원 학점 순으로 선발하는 것으로 바뀐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해 컴퓨터과의 전문연구요원 커트라인이 4.1점을 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대학원에서까지 군대에 대한 압박을 느끼기는 싫었기에, 군 입대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2. 코로나로 인한 FGLP 연기 가능성: 2021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해외 유학 지원 제도인 FGLP가 온라인 제도로 바뀌면서 사실상 한 해를 건너뛰었습니다. 물론 오프라인 유학을 지원하는 학교도 있긴 했으나 소수였고, 원하는 학교도 아니었기에 그다지 끌리지 않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코로나가 빠르게 사그라들진 않을 것이라 판단해서 2022년에도 FGLP를 안할 줄 알았습니다만... 2022년에는 FGLP가 정상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니 사실 결과론적으로는 아무런 이유도 아니었지만, 그 당시에는 이것도 조금 무서웠었습니다.
  3. 불확실한 미래: 물론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 혹시라도 해외 유학을 가야 한다면? 대학원을 가기가 싫어진다면? 과 같은 고민도 했었습니다. 군대로 인해 제 미래의 경로가 제한되는 것은 싫었기에, 차라리 군대를 갔다 오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공군을 쓰게 된 계기같은 것들도 쓰고싶은 마음이 있긴 한데 그건 여기서 쓸 글은 아닌 것 같아서... 이유는 이만 줄이겠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1월에 빠르게 군입대를 하게 되었지만, 훈련소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습니다. 많은 분들도 아시다시피, 2022년 1월은 한국에서 코로나가 갑자기 급증하던 시기였고... 훈련소도 별반 다를 바 없었습니다.

사실 입대하기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가 그렇게까지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당시 매일 약 3000명정도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었는데, 입대 이후 갑자기 증가폭이 가팔라지더니 3월에는 기어코 10만을 넘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훈련소는 코로나에 대한 대비가 충분치 못했던 것 같습니다. 훈련소 2주차에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해 훈련을 중단하더니, 그렇게 훈련을 싹다 날려버리고 무한 격리를 시켰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훈련 안했으니까 꿀 아닌가?" 싶을지도 모르겠지만, 당시 저는 상당히 두려웠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공군은 훈련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훈련소 유급을 하게 됩니다. 격리 초기에는 훈련소 전체의 격리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확진자가 몇 명이나 나오고 있고 사회에서도 코로나가 심한지 등등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었기에 "우리들만 유급하게 되는건가" 싶기도 했고, 격리 후반기때는 "시험은 그래서 어떻게 보지"같은 생각도 했습니다.

그리고 약 2000명중 거의 1500명 가량 확진이 되었던 834기였던만큼, 저 또한 격리가 끝나가던 시점에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코로나 걸린 후기로는 뭐... 생각보다는 더 아프지만 그래도 생각만큼 많이 아프진 않았다는 느낌? 코로나 완치 이후에도 얼마동안 간헐적으로 기침을 하긴 했지만 지금은 더이상 그러진 않으니, 뭐 우려했던 영구적인 후유증은 없긴 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훈련없는 훈련소 생활을 보내고 난 뒤, 원래 특기학교로 가서 특기 학습을 해야 했으나 당시 코로나가 하도 심하기도 하고, 이미 거의 대부분의 특기학교 시설을 격리시설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희들은 특기학교로 가지도 못하고 그대로 자대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훈련도, 시험도 보지 못했기에 자대 배치도 3지망까지 선택한 뒤 랜덤으로 돌렸는데, 다행히도 1지망 부대에 당첨되어 좋은 자대로 올 수 있었습니다.

 

자대에 도착한 후에도 아직 남아 있던 834기의 코로나때문에 834기 전체가 자대에서 모이는 것은 한참 나중에 일이었고, 그렇기에 저 또한 먼저 사무실을 배정받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한 기수의 모든 병사들이 서로 모여 원하는 사무실을 선택하여 배정받으나, 저는 그럴 여건이 되지 않았기에 주임원사님의 지시로 제비뽑기로 사무실을 결정하게 되었고, 또 한번 다행히도 제가 원하던 사무실로 배정받아 개발병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원래 하고 싶었던 공군 개발병으로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저와 함께 같은 기수로 입대한 친구 한 명과, 한 달 후임 기수로 입대한 친구 두 명 모두 같은 자대로 배속받게 되었습니다. 자대를 랜덤으로 배정받았던 834기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인한 여러 억까들이 혼재했던 835기까지 모두 원하는 자대로 배속받게 된 것은 상당히 놀랍기도 했습니다. 이런 행운들 덕분에, 아직까지도 행복하게 자대 생활을 지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자대 배속 이래로 제가 가장 열심히 하고, 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바로 알고리즘입니다. 최근 블로그 글들만 보더라도, 죄다 알고리즘 및 PS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처음 훈련소로 들어갈 때 들고갈수 있는 책 두 권중 한 권을 종만북으로 들고갔었기에, 사실 예견된 미래이긴 했습니다.

사실 원래는 고등학교때 열심히 했던 인공지능을 다시 한번 기초부터 훑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했었습니다. 한 달에 논문 한 개씩 읽기라던지... 뭐 그런 것들을 하려고 했으나, 자대 배속 이후 오랜만에 풀었던 알고리즘 문제가 너무나도 재밌었습니다. 실제로 자대 배속받은 당일에 바로 사지방에 가서 5문제나 풀었던 것을 보면, 그만큼 오랜만에 만져봤던 키보드 감촉과 오랜만에 풀어보는 알고리즘 문제들에 흥분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자대 배속 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알고리즘 문제들을 열심히 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제 solved.ac 레이팅 변화를 보면, 실력이 비교적 가파르게 올라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입대 이전에는 플래티넘 5 초반이었던 제 레이팅이, 어느샌가 다이아 5 승급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기까지 합니다.

자대 배속 초기에는 골드 하위권 문제들을 열심히 풀었습니다. 입대 전에도 알고리즘 문제들을 그리 열심히 풀지 않기도 했고, 거의 두 달가량을 계속 격리만 해대니 지능이 상당히 많이 떨어졌었던 것 같았기에 재활훈련 느낌으로 그렇게 풀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난이도를 올려가며 골드 상위권에서 플레티넘 하위권 문제들까지 해결해 나가던 중, DGIST 현풍전산에서 개최하는 알고리즘 대회 글을 보아 무작정 신청했습니다. 1등상은 고가의 키보드, 2등상은 마우스, 3등상은 충전기였고, 저는 충전기를 목표로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애초에 대회는 5월이었고, 제가 본격적으로 재활 훈련을 시작했던 것은 3월 중순이었기에 높은 등수를 기대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대회 당일, 컨디션이 상당히 좋았었는지 예상치도 못하게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제 생각보다 적은 인원들만이 대회에 참가했던 것도 작용했겠지만, E번 랜선 연결 문제의 함정을 비교적 빠르게 캐치하여 고쳐냈고, F번 뮤직 플레이리스트 문제에서 상당히 더럽게 짰던 무려 2483B짜리의 코드가 (물론 6번이나 제출하긴 했으나) 정말 다행히도 제대로 돌아갔던 덕분에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되어 더닝 크루거 효과의 우매함의 봉우리에 올라갔던 그 때, 우연히 UCPC 문제 출제진 모집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도 알고리즘 문제들을 직접 출제하고 싶다고 생각했었기에 잠깐 혹하긴 했었으나, 당시에는 사무실 적응 등 여러가지 일들이 많이 겹치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마감 기한 안에 도저히 문제를 내기 힘들어 보여 문제 출제를 포기했었습니다. 그런데, 5월달에 갑작스럽게 문제 출제진 모집 기한을 연장한다는 글을 보았고, 문제 출제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에 두 문제 가량을 준비해 두었었는데, 첫 번째로 만들었던 문제는 아름다운 풀이가 있으리라 믿고 열심히 구해 보았으나 결국 브루트포스 해법밖에 나오지 않아 자연스레 버리게 되었고, 두 번째로 만들었던 문제는 문제 컨셉이 너무 마음에 들어 해법을 더 파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의 저는 실력이 충분치 못했을 뿐만 아니라, 문제의 아이디어가 떠오른 시점이 너무 늦었기에 상당히 더러운 풀이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몇 가지 핵심적인 관찰들을 하긴 했으나 그 관찰들을 적절히 사용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결국 O(N^2logN) 풀이만을 만들어서 출제진 모집에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마음 한구석에는 비교적 빠르게 O(N^2) 또는 O(NlogN) 정도의 풀이를 운영진 측에서 찾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UCPC에 제출했던 문제가 통과되었을 뿐만 아니라, O(NlogN)으로 돌아가는 풀이가 있다는 소식에 정말 기뻤습니다. 과연 어떤 풀이로 O(NlogN) 풀이가 있을지 궁금해 운영 디스코드 방으로 들어간 뒤 바로 확인을 해 보았는데, 생전 처음 보는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 풀이 파일을 보았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함수의 단조성을 이용하여 Monotone Queue Optimization을 사용하고, 이를 Persistent segment tree 내지는 Merge sort tree를 적용하면 O(NlogN) 안에 풀린다는 내용이었는데, 당시의 저는 저 알고리즘들을 전부 다 몰랐었습니다. 당장 기본 세그먼트 트리도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점이었고, 레이지 세그트리도 출제 후에야 공부했었던 저였기에 위 내용들은 충격적일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풀이 파일을 본 뒤로 바로 Monotone Queue Optimization 내지는 segment tree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Monotone Queue Optimization은 솔직히 처음 봤을때 "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 싶은 느낌이었고, 상당히 오랜 시간 해당 알고리즘을 이해하는 데 소모했었습니다. 구사과님의 블로그에 작성되어 있던 동적 계획법 최적화 글은 휴가 나가는 중에도 읽을 정도로 여러번 읽었으나, 당시의 저는 DP 혐오자라 불릴 정도로 DP를 못하는 사람이었을 뿐만 아니라(당장 제 문제의 O(N^2) DP 풀이도 못찾아서 요상한 풀이로 제출했었습니다), 실제 동작하는 코드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식으로 코드를 작성해야 할지도 감이 안잡혔습니다. 그래서 저는 바로 DP 특훈에 들어갔고, 그 당시 매일마다 사지방에서 DP문제를 적어도 하나씩은 풀었던 것 같습니다. 또, 구사과님의 블로그에 예제로 올라와 있던 문제에서 구사과님의 코드를 어떻게든 찾아내어 읽어보고 구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을 잡았습니다.

그렇게 사용되는 알고리즘들에 대한 공부를 어느 정도 끝냈으나, 아직 고비는 남아있었습니다. 당연하게도 문제 출제가 처음이었던 저는 codeforces polygon 및 boj stack 등 문제 출제에 필요한 도구들의 사용법을 아예 모르고 있었고, 이것들에 익숙해질 시간도 필요했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도구들을 처음 사용하다보니 문제 세팅도 상당히 오랫동안 하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예상 난이도가 다이아몬드 수준인 문제였기에, 당시에도 플레티넘 문제들을 제대로 풀지 못하던 저에게는 정해 코드 작성 또한 고역이었습니다. 중간에 공동출제자인 functionx님께 정해 코드 작성을 맡길까도 고민해 보았으나, 한 문제밖에 출제하지 않은 제가 그 문제에서조차 정해 코드를 작성하지 않으면 너무 하는게 없을 것 같아 어떻게든 코드를 짜내어 정해 코드를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말하는 것이지만, 당시 거의 1주일동안을 정해 코드 작성에만 쏟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순조롭게 출제가 진행되던 도중, 누군가 "이거 레이지세그 DP로 되겠는데요"라는 의견을 냈고, 실제로도 그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해당 풀이로는 Monotone queue optimization과 merge sort tree가 아예 필요하지 않았고, 더구나 해당 방법이 시간도 훨씬 빠르게 돌아갔기에 정해 풀이는 레이지세그 DP쪽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또, 카드 게임에 관한 내용이었기에 지문에서 카드 게임의 이름이 필요했습니다. 원래는 UCPC 비스무리한 약자로 게임 이름을 지으려다가 도저히 생각이 안나서 디스코드 방에 추천을 받았었는데, doju님이 "대충 카드로 몬스터 잡는 게임"이라는 이름을 제안하셨고 이게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문제 제목까지도 게임 제목으로 짓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출제된 문제가 UCPC 2022 본선 F - 대충 카드로 몬스터 잡는 게임입니다.

 

마음같아서는 저도 본선 대회장에 나가서 온사이트 대회 구경도 하고 여러 경품들도 받아오고 싶었지만, 휴가 일정에 맞지 않아 UCPC 대회장에 직접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올해는 출제진으로든, 참가자로든 대회장에 가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UCPC가 끝난 뒤, 정말 많은 것들을 느꼈습니다. 특히, 제 실력이 아직 너무 모자라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언젠가는 ICPC 본선도 가보고 싶고, 언젠가는 UCPC 본선도 가보고 싶었던 저는 직접 UCPC 대회를 운영하며 지금 이 상태로는 절대로 본선 진출은 못하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고, 그때부터 더욱 열심히 알고리즘 공부에 매진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쯤부터 푸는 문제의 난이도도 올리고, 여러 알고리즘들을 배웠으며, 공부하는 방식도 조금 바꿨습니다. USACO 문제와 같이 풀이가 공개된 대회의 문제들을 풀다가 1시간이 넘어가면 그냥 풀이를 본 뒤 다음주쯤에 다시 도전하는 방식으로 공부 방식을 변경했고, 이전까지는 그냥 재미로 문제들을 풀었다면 이때쯤부터는 실력을 올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방식은 꽤나 잘 먹혀들었고, 그 덕에 7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꽤나 가파른 실력 향상이 있었습니다.

 

UCPC가 끝난 뒤에 느꼈던 다른 점은, 알고리즘 문제 출제가 상당히 재밌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 중학교 3학년때 PS를 처음 시작하던 시절부터 알고리즘 문제를 출제하고 싶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실제로 해보니 생각보다 문제 출제 과정이 더욱 재밌었습니다. 그래서 UCPC가 끝난 뒤에 다른 대회에서 출제진을 구하고 있나 살펴보았으나, 딱히 문제 출제진을 구하는 글들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부대 내에 알고리즘 대회를 개최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8월쯤부터 천천히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명절때 부대 내에 여러 행사가 진행되는데, 2023년 설날을 목표로 대회 개최를 준비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대회는 아직 개최되지 않았으므로, 이 다음 내용들은 추후 대회가 개최된 뒤에 따로 후기를 작성하겠습니다.

 

아무튼 이로 인해 2022년의 후반기는 거의 대부분이 대회 개최 준비로 가득 찼습니다. 공동 출제진인 제 친구와 예선 / 본선 8문제를 각각 구상하고, polygon에 세팅하는 일반적인 준비뿐 아니라 부대 내 알고리즘 동아리 개설, 대회 개최를 위한 문서 작성 등 여러 준비들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군생활이 빠르게 녹았던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주요 사건으로는 2022 ICPC Seoul Regional Mirror Contest에 참여했던 것인데, 이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후기를 작성했으므로 링크로 대체합니다. 비록 미러 대회긴 했지만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고, 전역하고 나면 반드시 ICPC 본선에 나가리라는 다짐을 하게 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2022년이 끝이 났습니다. 막상 이렇게 적어 두니 생각보다 많은 일이 없었나? 싶다가도, 무려 지금까지 4달가량동안 준비한 대회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쓸 수 없으니 당연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2022년 회고록을 작성하다 보니 올해의 목표도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올해 꼭 하고 싶은 리스트를 작성해 보자면...

  1. UCPC 온사이트 대회 참여: 출제진으로든 참가자로든 올해 안에 UCPC 대회장을 가보고 싶습니다. 오프라인으로도 고수분들을 만나며 더 큰 자극을 받고 싶은 마음도 있고, 오프라인 대회장의 분위기도 한번쯤은 느껴보고 싶습니다.
  2. Codeforces 퍼플 달성: 사실 2022년 목표였으나, 군대 내에서 코드포스 대회를 치루기가 시간 관계상 상당히 힘든 탓에 최근 거의 대회를 참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인 욕심은 오렌지 달성이긴 한데, 군대에 있는 만큼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았습니다. 물론 그래도 2000점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욕심은 버릴 수 없긴 합니다.
  3. 여러 대회 개최 및 검수: 부대 내 대회뿐 아니라, 더 다양한 대회들에서 문제를 출제하거나 검수를 하고 싶습니다. 물론 검수를 위해서는 일단 위의 Codeforces 퍼플 달성 목표부터 달성하긴 해야겠지만... 문제 출제와 검수 모두 즐거운 경험이고, 검수 과정에서 틀린 풀이를 생각하거나 시간 초과 풀이를 생각하는 등의 과정에서 공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번 대회의 문제를 출제하면서, 제가 냈던 문제 유형의 다른 문제들이 훨씬 더 풀기 쉬워졌던 것 같습니다.
  4. 몸 성히 전역: 2023년 10월 9일은 온다...!!!

2023년 한 해도 2022년처럼 즐거운 한 해가 되면 좋겠고, 더욱 성장하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해 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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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설렜던 디미고 로고...

 

제가 디미고 입학을 꿈꾸게 된건 중학교 3학년 중반쯤이었습니다.

여러 게임들을 하며 컴퓨터와 친숙해진 저는, 어느샌가 프로그래밍에 대해 찾아보게 되었고 처음 샀던 C언어 책을 바탕으로 알고리즘 문제들을 풀며 제 적성을 발견했습니다.

논리적인 과정 속에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 프로그램이 복잡한 문제들을 빠르게 해결해 나가는 것을 보며 프로그래밍에 대해 더욱 배우고 싶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며 좋은 대학교에서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며 진학할 학교를 찾아본 결과, 디미고가 가장 적합한 선택지였기에 전 디미고 입학이 가장 큰 꿈으로 다가왔었습니다.

 

물론 저희 중학교 선생님들과 주변 친척들은 디미고가 어떤 학교인지 정확히 몰랐기에, 제가 특성화고인 디미고에 입학한다고 하니 모두가 저를 말렸습니다.

당시 제 성적은 디미고 일반전형 150점 기준 대략 138점정도 되었고, 전교에서 10등 안에 들 성적이었던 제가 특성화고에 간다고 하니 다들 말리는 분위기였죠.

 

하지만 프로그래밍과 국영수 공부를 동시에, 거의 반반 비율로 하고 싶다는 제 생각을 실현시키기 가장 좋은 곳이 디미고였기에, 전 그냥 디미고에 제 3년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또, 저희 어머니께서도 그런 저를 응원해주시며 주변 친척들을 설득하기도 해주셨구요.

 

하지만, 뒤늦게 디미고 진학을 희망했기에 상장이나 회장, 독서같은 생기부 점수에서 조금씩 점수가 까였기 때문에 성적이 충분히 안정권이었음에도 많이 긴장했습니다.

그렇다고 특별전형으로 지원하기엔 프로그래밍 공부가 조금 늦은 감도 있었구요.

하지만 그 생각은 기우에 가까웠고, (사실 생기부 점수가 만점인 학생은 극소수니까요..) 1차에 가볍게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면접은 생각보다 쉬웠습니다. 사실 저도 면접에 대해, 누군가가 질문이 뭔지라도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죽어라 인터넷에서 검색하긴 했었지만, 면접이 끝나고 나니 "굳이..?" 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물어보던 IT 관련 지식도 컴퓨터 앞에서 살아왔던 저에게는 그냥 아주 간단한 정도였고, 다른 생기부 관련 질문들도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면접 때 떨리는 것도 대기실에 앉아있을 때와 면접실 앞에서 잠시 대기할 때 엄청 떨렸다가, 면접실에 들어가니 갑자기 긴장이 풀리더라구요. 그만큼 선생님들도 친절하게 대해주시기도 했구요.

사실 중학교 시절 생기부에 쓰여있던 말들이 워낙에 완벽했던 점도 선생님들께서 잘 봐주신 것 같습니다. (중학교때 선생님들이 절 좋아하시더라구요...?)

 

 

그렇게 면접이 끝나고 합격 발표날, 떨리는 마음으로 침대에 누워 합격 발표시간까지 핸드폰만 보며 누워있었고...

 

 

... 그대로 잠에 들어버렸습니다.

네, 정말 말도 안되게, 그 상태로 합격발표 시간 넘어서까지 꿀잠을 잤었습니다.

그렇게 비몽사몽한 상태로 거실에 나가니 어머니께서 먼저 합격했다는 소식을 알려주셨습니다.

뭐... 어떻게 보면 스포일러 당한 셈이죠.

전 막 합격한 순간 좋아서 엄마한테 뛰쳐 나가고... 뭐 이런걸 생각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합격하니까 기분이 오묘하더라구요? ㅋㅋㅋ

 

그렇게, 전 디미고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꿈에 그리던 바로 그 디미고에 말이죠.

 

 

 

 

디미고에서의 1학년은 제가 생각한 것과 매우 유사했습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다들 전교권에서 놀던 친구들이었고, 그런 만큼 학기 초의 학구열은 장난아니게 뜨거웠습니다.

아, 제 예상과 조금 달랐던 점이 있다면, 프로그래밍을 그렇게 잘 하는 친구가 많지는 않았던 점 정도겠네요.

그 당시 저는 C언어 포인터까지 배우고 디미고에 입학했었는데, 저만큼 알고있는 친구가 사실 상 거의 없던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당시 프로그래밍 시간에 미리 과제를 다 끝내고 친구들을 도와주러 돌아다녔던 기억도 나네요... ㅎㅎ

 

디미고에서의 기숙사 생활은 생각보다 답답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알고 오긴 했지만, 6인 1실에 취침 시간 6시간 30분은 원체 잠이 많았던 저에겐 굉장히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 (너무 싫었던) 야외 점호가 끝나고 나면, 빨리 기숙사 호실로 올라가서 아침식사 시간 바로 전까지 눈을 더 붙이기도 했었죠. (전문용어로 "리잠" 이라고 합니다 ㅋㅋ)

또, 점호 면제가 되는 날에는 기상벨을 듣고도 그냥 무시하고 계속 자던게 얼마나 꿀만 같던지...

아마 제 디미고에서의 행복한 기억 Top 50부터 대충 Top 200까지는 전부 꿀같은 리잠을 자던 기억이 아닐까 싶을 정도니까요 ㅋㅋ

 

그래도 다행인 점은, 취침시간을 빼고는 기숙사에서 큰 문제 일으키지 않고 잘 살았습니다.

사실 기숙사에서 저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성격이 아니라 방에 콕 쳐박혀서 핸드폰만 하는 성격이었기에, 기숙사 규칙을 어기는 일이 있을 수가 없었죠.

물론 가끔 친구들 보러 다른 방에 들어갔다가 걸린 적도 조금은 있었지만, 그렇게 눈에 띄는 행동을 하고 다니진 않았기에 사감 선생님들도 그냥 그러려니 해 주시더라구요.

 

아, 그리고 기숙사 이야기 하니까 말인데, 기숙사에 벌레가 좀 많습니다.

1학년 취침 시간에 핸드폰을 신발장 위 수납함에 올려놓고 자려고 불을 끄려던 중에, 갑자기 침대에서 누가 소리를 지르며 튀어 일어나길래 뭔가 하고 봤더니, 그리마가 그 친구 이불 위에 기어다니다가 침대 아래로 떨어지더라구요...

한바탕 소동이 있고 난 뒤, 결국 청소기로 그리마를 죄다 흡수(?)하고 난 뒤에야 잘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뿐만 아니라 학교 내부에도 벌레가 많긴 했습니다.

봄~여름쯤 화장실에 들어가보면 좌변기에 그리마 한두마리가 들어가 있는 것을 가끔 볼 수 있을 정도로 그리마는 많더군요

.처음 봤을땐 정말 혐오스러웠는데, 보다보니 귀엽기도 하고... 네, 사실상 체념한거죠.

애초에 아무리 벌레를 싫어해도 일주일에 한두마리씩 계속 보면 익숙해지는게 사람인지라... ㅋㅋㅋ

무슨 벌레얘기를 이렇게 길게 하나 싶겠지만, 그만큼 저에겐 좀 강렬한 기억이었어서 말이죠... ㅎㅎ

 

 

그리고 1학년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들 중 하나인, 동아리 가입도 생각이 나네요.

당시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었던 저는 게임 제작 동아리 "게임즈"에 지원했고, 당시 입학 과제로 알고리즘 문제를 내던 동아리 "코인"과 이것저것 하던 동아리인 "선인장"에 지원했고, 게임즈와 선인장 동아리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점이, 원래는 게임즈가 1지망이었는데, 이상하게 뭔가 선인장에 더 마음이 가더군요.

지금 생각해 봐도 제가 어째서 그때 게임즈를 버리고 선인장에 들어가게 되었는지는 정말 의문스럽습니다.

하지만, 이 선택은 지금 돌아와 생각해서는 제 인생을, 적어도 3년과 대학교 선택까지 바꿔놓은 큰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동아리 선인장에 들어간 뒤, 저는 인공지능 분과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동아리에서는 대부분의 학생들의 웹을 공부했고, 1학년중에는 저와 제 친구 단 둘만이 인공지능 분과를 지원하여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3학년 선배께서 저를 가르쳐 주셨는데, 처음부터 미분의 개념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고 일종의 문화충격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인 경사 하강법 및 다층 퍼셉트론을 직접 C++로 구현하는 선배를 보고 경외심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을 공부하다 보니 제 생각보다 굉장히 재미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인공지능이 어떻게 구현되어 있는지 전혀 몰랐는데, 인공지능이 수행하는 굉장히 복잡한 의사결정과 절차들이 결국 수학 수식과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구현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뒤에 인공지능에 대해 더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공지능 관련 공부를 더 하고싶다는 생각에 창업동아리*까지 들어가면서 인공지능을 더 배웠습니다.

인공지능 멘토 선배가 추천해준 해외 대학 강의인 CS231n을 들으며 인공지능에 대한 더 많은 지식들을 습득했고, 그것들을 풀어서 쓴 글이 제 블로그에 가장 처음 올라온 CS231n의 강의였습니다.

지금와서 돌아 생각해보니, 정말 정신없이, 무엇인가에 홀린 듯이 열심히 인공지능을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하며, 제가 디미고에 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더군요.

일반고에 갔더라면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루종일을 써가며 내가 직접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수정하며 개선할 수는 없었을 테니까요.

(*창업동아리: 일주일에 두번씩, 야자시간에 모여 동아리 활동을 함. 필자는 1학년 시절이었기에 창업활동에 관여는 안했고, 그냥 혼자 공부만 했었음.)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프로그래밍과 인공지능을 공부하면서 제가 놓쳐버린 것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내신 공부입니다.

사실 중학교때까지도 저는 내신을 아주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디미고에 들어오니 프로그래밍이 너무나도 재밌는 나머지 공부를 조금 소홀히 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프로그래밍과 공부를 거의 1:2 비율로 하고 있을 때, 저 혼자서 프로그래밍과 공부를 2:1 비율로 하고 있었을 정도니까요.

시험기간에도 머리를 식힌다는 핑계를 대며 알고리즘 문제들을 풀어댔었고, 주변 친구들도 저한테 시험공부 안하고 왜 코딩이나 하고 있냐고 소리 듣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1학년때의 시험은 잘 봤을리가 만무하고... 결국 제 성적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평소에도 잘하던 수학은 2등급이라도 맞았지만, 국어와 과학이 6등급, 영어가 4등급으로 나왔으니...

국영수과가 4.5가 찍혀있는 것을 보고 정말 허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디미고에 들어와서 갑자기 떨어진 성적에 부모님께서 걱정하시기도 하셨지만, 그나마 모의고사 성적은 언제나 이과에서 10등 안에 들어왔기 때문에 부모님께 "저는 대학교 정시로 갈거예요" 라고 말하며 내신에 손을 놔도 된다고 어필했었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미친놈이 따로 없을 정도인것 같습니다.

물론 최근에야 수시가 거의 없어지고 대부분 대학을 정시로 가는 추세지만, 당시에는 연세대, 고려대 등 많은 대학들이 수시로 학생들을 모집했었기에 수시를 버리는 순간 상위권 대학을 못갔던 때였으니까요...

아무튼, 그렇게 저는 1학년 1학기 시험을 왕창 던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변명이라도 좀 해보자면, 시험이 저렇게까지 망한데는 물론 제가 공부를 안한 점도 있지만, 사실 디미고 내부 분위기도 한몫 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디미고에는 전교권에서 놀던 친구들만 오기에, 다들 시험기간만 되면 미친듯이 공부했습니다.

사실상 대부분의 친구들이 학기 초에는 수시를 노리며 열심히 공부하니까요..

그렇다 보니 시험에서 한두개만 틀려도 등급이 엄청 떨어졌습니다.

가령, 한국사같은 경우엔 기말에서 딱 하나 틀리고 수행평가에서 2점정도 까이니까 바로 3등급이 뜨더라구요..

(물론 국어랑 과학은 할말이 없습니다... 제가 공부를 덜해서 6등급이나 나왔어요..)

 

사실 그래서 1학년 1학기때부터 내신을 아예 던지고 정시파이터라는 이름으로 달리는 친구들도 생겼습니다.

저도 어찌 보면 그중 하나에 속해야 할 성적을 받았지만... 사실 전 그때는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저 프로그래밍이 재밌어서 즐겁게 했을 뿐이고, 내신 성적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몰랐기에 그냥 다음에는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정도만 생각하고, 계속 프로그래밍 공부를 해나갔습니다.

어찌 보면 이렇게 생각 없이 살았던 것이 제 디미고 3년동안의 행복의 원천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네요.

생각을 비우고 눈앞에 있던 프로그래밍과 인공지능에만 열중했던 시간들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서서히 저도 디미고에 적응하고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조금씩 더 능숙하게 생활하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과도한 프로그래밍을 줄이고, 공부에도 어느 정도 치중하기 시작했던 것이죠.

사실 1학년 1학기때는 갑자기 줄어든 취침시간이나 변화된 환경 등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기 일쑤였기에, 프로그래밍과 친구관계, 시험공부를 한번에 관리할 짬이 부족했던 셈이였죠.

친구들과도 친해지고 기숙사 생활도 익숙해 지니... 그때부턴 프로그래밍과 내신 공부를 동시에 진행할 짬이 생겼습니다.

 

물론 그때도 수시로 대학을 가기 위해 시험공부를 했던 것은 아닙니다.

제 성격 자체가, 해야 할 일은 확실히 하고 넘어가자는 주의이기에 시험기간엔 공부를 해야지! 하며 남들 하는만큼, 또는 그것보다 조금 더 많이 공부하며 시험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특히 과학은 죽어도 1등급을 맞겠다는 생각으로 미친듯이 공부에 매달렸었습니다.

뭔가 이과가 과학을 못하면... 자존심 상하잖아요? 공부한 이유가 딱 그정도에만 머물러 있었습니다 ㅋㅋ

그 덕에, 과학을 중간/기말 모두 만점을 받고 과학 1등급을 받게 되었고, 국영수과 성적이 1학기때 4.5에서 2학기때는 2.75로 껑충 뛰게 되었습니다.

사실 국어만 더 잘봤으면 더 좋았겠지만, 1학기때부터 말아먹었던 국어실력이 2학기때라고 해서 변하지 않더라구요..

과학만큼 더 의미를 두고 공부하지 않았던 점이 더 컸겠지만요.

 

그러면서도 프로그래밍도 절대 놓지 않았습니다.

전 지금도 그렇지만, 프로그래밍 및 인공지능이 제 천직이라 생각하고 공부하다가 힘들거나 색다른 즐거움이 필요할 때 인강실에 들러 프로그래밍을 즐겼습니다.

가끔은 알고리즘 문제도 풀고, 인공지능 강의도 계속 듣고 블로그에 글도 쓰며 제 실력을 키워나갔습니다.

 

이렇게 쌓아나간 프로그래밍 실력을 원없이 뽐낼 수 있던 기회가 2학기 프로그래밍 시간에 찾아왔습니다.

프로그래밍 2학기 수행평가가 C언어로 제작하는 콘솔 게임 프로그래밍이었는데, 해당 작품을 토대로 반에서 상위 몇명만을 뽑아 본선에 나가서, 상까지 받을 수 있는 대회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친구와 손잡고, C언어로 스타크래프트를 구현하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철없고 열정만 넘쳤던 1학년이었기에 가능한 계획이었습니다 ㅋㅋ)

 

스타크래프트 스프라이트를 인터넷에서 찾아내고, 음성파일이나 이미지를 스타크래프트에서 뜯어낼 수 있는 툴을 사용하셔 C언어 콘솔에 스타크래프트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이미지와 음악 등을 재생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콘솔에 마우스 클릭을 통한 입력과 캐릭터 움직임까지 제작하고 나니 개발 기간이 1주밖에 남지 않더군요.

(사실 총 개발 가능 기간이 2주였습니다..)

게다가 각각의 유닛에 길찾기 알고리즘을 적용시켜 움직이게 시켜보니, 엄청나게 버벅이며 게임이 돌아갔기에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저와 제 친구의 알고리즘 실력으로는 효율적으로 캐릭터들을 움직이는 방식을 구현할 수가 없었기에, 그냥 스타크래프트 이미지를 씌운 유즈맵을 만들자! 로 계획이 변동되었고, 그렇게 개발된 것이 "Avoid Vulture"였습니다.

 

 

초기 게임은 무척 단순했습니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벌처를 피해 날아남기만 하면 되는 게임이었습니다.

다만, 다른 친구들이 일반적인 픽셀 게임을 만들고 있을 때, 저희들이 만들던 게임은 정말 "게임"처럼 보이는 게임이었기에, 주변 친구들에게 좋은 평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남은 개발 기간동안 단순 탄막 게임이었던 게임에 여러가지 보스도 추가하고, 유도탄이나 핵폭발 등 다양한 기믹을 추가해 나가며 정신없이 게임을 개발했습니다.

네, 정말 정신없이 프로그래밍 했었습니다. 일주일동안 야자시간과 방과후 남는 시간에 죄다 해당 게임 개발만 했을 정도니까요.

그렇게 완성된 저희의 게임은 저희들이 봐도 꽤 훌륭한 게임의 느낌이 났고, 다른 친구들도 재미있게 플레이해 주는 것이 아주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저희 게임은 반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며 본선까지 진출하게 되었고, 본선에서도 1등상인 대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이때의 프로그래밍 경험과 수상 경험은 제게 아주 큰 기쁨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친구들이 많은 디미고 내에서, 저와 친구의 노력과 열정으로 디미고 전체에서 최고의 게임을 개발한 팀이 되었으니까요.

또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즐거움을 더욱 증폭시키고 타오르는 열정만으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뿌듯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이는 제가 프로그래밍을 더욱 사랑하게 되는 아주 큰 계기가 되었고, 이는 앞으로 2학년과 3학년때도 제가 인공지능을 공부할 수 있던 큰 동기가 되어주었습니다.

 

 

 

콘솔 게임 프로그래밍 대회 대상과 썩 만족스러웠던 제 성적을 뒤로한 채, 제 1학년 시절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제가 1년간 디미고에서 배웠던 것들 중 가장 거대하고도 중요한 것은, 단연 스스로 공부하고 프로그래밍하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선생님께서 가르친 대로 따라가기만 하고, 책에서 알려준 대로 따라만 하는 공부만을 했다면,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인공지능 공부를 하고, 직접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 경험들은 저에게 진정한 공부란 무엇이고, 그에 따른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도 알려주었습니다.

제가 디미고에서 3년간 살면서 얻었던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인 공부의 즐거움을, 저는 1학년 이 시기에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적어도 공부만큼은 제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 것도 중요한 터닝 포인트였습니다.

1학기때 6등급이라는, 처참한 등급을 받고도 다시 일어나 죽어라 공부해서 1등급으로 올렸던 이 경험은 단순히 "내신 성적이 올랐다"가 아닌 더욱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적을 급등시켰던 이 경험은, "나는 하면 되는 놈이다"라는 생각을 심어줌과 동시에, 앞으로 2학년과 3학년때의 제 공부에 더욱 자신감을 불어넣는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1학년때 이야기도 엄청나게 많군요! 정말 많이도 쓴 것 같습니다.

2학년때와 3학년때의 기억보다 조금 흐릿한 기억들이 많았기에 가지치기를 많이 했어도 이정도나 나오는것을 보니, 그래도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펄-럭

제가 디미고에 처음 입학하고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디미고 입학을 앞두고 설레하던 때부터, 수시와 정시를 동시에 준비하며 머리아파하던 때까지... 모두 새록새록합니다.

 

 

그중에서도 이 블로그는 제 디미고 인생에서 꽤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인공지능 공부를 시작하며 처음에는 스스로 정리하는 용도로, 또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인공지능 공부 글들도 많이 남겼었고...디미고에 입학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을 위해 입학 관련 글들도 남겼었고,합격생들을 위해 학교 생활 관련 글들도 남겼습니다.그렇게 제 생각들을 하나둘씩 정리하다 보니, 제 글을 보러 오는 사람들도 하나둘씩 늘어갔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 2학기에 접어들고 부터는, 블로그에 통 글을 써보지 못했네요..수시와 정시, 두가지를 동시에 준비하며 취미인 블로그에 글 쓸 시간도 내지 못했던 셈이죠.

 

하지만 제 고등학교 라이프의 모든 것이 끝난 지금, 다시 제 디미고에서의 기억을 환기하며 글을 써볼 예정입니다.제가 디미고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생각들을 하며 살았는지, 그리고 지금에 와서 하는 여러가지 후회들까지 전부.. 하나씩 써내려가며 제 디미고 3년의 삶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목차는 대충 시간순이 될것 같네요.입학 전부터 1학년 새내기 시절까지 한편,정신없었고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게 되었던 2학년까지 한편,그리고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고 입시가 최종적으로 종료된 3학년까지 한편, 총 3편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래놓고 한편 압축형으로 글을 쓸지도 모르겠네요...ㅋㅋ

 

 

이 글들은 디미고에 입학하기를 희망하거나 디미고가 궁금한 학생 뿐만 아니라, 이미 합격했거나 디미고에 재학중인 후배들도 위한 글이 될 예정입니다.제가 써놓은 후회들과, 정말 잘했다고 스스로 칭찬하는 것들을 보다 보면, 디미고에서 3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감이 오시리라 생각됩니다.

 

 

사실 저는 제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언제나 말하고 다니는 것 처럼, 제가 디미고에서 가장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학교생활을 해나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하지만, 저와는 다르게 제 주변에 디미고에서의 생활을 힘들어하던 친구들도 더러 있었습니다.이 글들에서는 디미고 입학에 관심있으신 분들을 위해서도, 과연 어떤 사람이 디미고에 와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할 예정입니다.행복하고 만족스러운, 그러면서도 어쩌면 가장 성공적인 디미고 3년을 위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 에 대한 이야기지요.또, 아마 가장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할만한 디미고에서의 대학 입시와 입결과 같은 이야기들도 3편에서 중점적으로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뭔가 써놓고 보니 글이 두서도 없고 이것저것 막 써놓은것 같네요... ㅋㅋ뭐, 아무튼... 이제부터 글 한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넣을거 없을때 넣는 용

 

글쓰기 앞서서 세줄 요약

1. 제발 학원 말들 좀 믿지 말자.

2. 경쟁률 보고 너무 쫄지 말고, 자기 점수를 믿자.

3. 면접은 솔직하게, 말 잘 못해도 되니까 진솔하게 답하자.

 

 

-- 시작하기 앞서, 본인은 일반전형 웹플과 학생임을 알려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오늘은 디미고 진학 관련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합니다.

 

벌써 오늘부터 특별전형 원서 접수가 시작됐네요.

또, 곧 11월 15일부터는 일반전형 원서 접수가 시작됩니다.

재작년 이맘때쯤 원서 준비하던 제 모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하고, 곧 진짜 3학년이 된다는 생각에 조금 두렵기도 하네요.

 

 

디미고 진학을 원하는 친구들은 이미 원서 준비는 거의 다 끝났겠지요?

다들 인터넷에서 이런저런 정보들을 검색을 다 해봐서 다들 어느 정도 커트라인은 알 테고, 또 다들 학교에 대한 이런저런 것들도 다들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제 블로그에 자주 올라왔던 질문 기준으로 진학 관련해서 이야기를 좀 해보고자 합니다.

 

 

 

 

 

 

1. 학교 입학 커트라인은 몇 점인가요?

 

일단, 많은 분들께서 커트라인이 어떻게 잡히는지 궁금해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들 검색 많이 해보셔서 알겠지만, 디미고 홈페이지 기준으로 커트라인이 130~135점이라는 다소 애매한 답변이 돌아옵니다.

그런데 사실 학교 측에서도 이런 식으로밖에 공지를 못하는 이유가 과별로, 연도별로 차이가 좀 있기 때문입니다.

저, 그러니까 17기 웹플과 일반전형 기준으로는 130점대 중후반이면 거의 다 1차는 합격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135점만 넘어가도 사실상 모든 과에서 1차 합격은 어느 정도 안정권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맹신하시면 안 됩니다! 매년 들어오는 입학생들의 수준이 상이합니다!)

 

특별전형 같은 경우는 당연히 교과점수 커트라인은 조금 더 낮은 편입니다.

대략 120점 중후반대 점수도 어느 정도 합격했다고 합니다.

물론 특별전형 같은 경우에는 실적물들도 보기 때문에 그저 교과점수만 보고 입학권을 결정짓긴 힘듭니다.

그래도 어차피 원서접수를 할 생각이라면, 그리고 특별전형 준비를 이미 했다면 당연히 그냥 원서를 내보는 게 낫겠죠?

 

 

 

 

 

 

2. 디미고 경쟁률은 어떤가요?

 

이것도 위의 커트라인 관련 질문과 비슷한 맥락으로, 학교 측에서도, 그리고 저희 학생들도 경쟁률이 어떨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이비/디컨같은 경우는 뽑는 인원 자체가 34명인지라 연도별로 굉장히 다를 수 있습니다.

 

일단 학교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는 내용으로 어느 정도 답변을 하자면,

 

2017년 11월 29(수) 창의인재전형 최종 경쟁률

 

e-비즈니스과    : 3.05 대 1

디지털콘텐츠과 : 4.3 대 1

웹프로그래밍과 : 4.68 대 1

해킹방어과 : 4.85 대 1

 

라고 합니다. 참고로 제가 듣기로는 저번 연도 (2019년 입학생) 같은 경우는, 디컨과가 굉장히 경쟁률이 높았다고 합니다.

 

다만, 경쟁률이 너무 높은 것 아닌가 하고 걱정하실 필요는 솔직히 없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내신 높은 학생들의 수는 정해져 있는지라, 일단 어느 정도 성적 커트라인에 맞기만 하면 경쟁률에 상관없이 합격하니까요 ㅎㅎ

(예전에 학원 다닐 때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기억나네요. 경쟁률 낮은 학교에 지원하고 싶으면 서울대 의예과 넣으라고 하시던...ㅋㅋㅋ)

아무튼, 너무 경쟁률에 쫄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3. 디미고 면접 준비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아마 이번 글 중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선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앞서, "학원 글은 그냥 다 무시하라"라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는 제 블로그 글 https://cding.tistory.com/25 를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정말 입학생 및 선생님 기준에서 봤을 때,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만 하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사실, 입학생 중에서 면접 학원을 다닌 학생은 정말 극소수인 데다가, 다닌 학생들 마저도 별로 쓸데가 없었다고 하는 실정입니다.

정말로, 학원 가서 헛돈 쓸 바에 그냥 치킨이나 사 먹고 든든하게 면접 보러 가는 게 낫습니다.

(진짜 면접 보시면 그때서야 "아 진짜구나" 하실 겁니다.)

 

각설하고, 그래서 진짜 디미고 면접 준비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우선, 디미고 홈페이지의 "자주 묻는 질문"을 확인해 봅시다.

 

"

IT우수인재특별전형(특별전형)의 면접은 본인이 제출한 실적에 대한 검증, 학교(단체)생활에 대한 적응, 생활기록부 내용을 바탕으로 한 질문이 이뤄집니다.

 

창의인재전형(일반전형)의 면접은 중학교 정보교과 또는 워드프로레서 자격증 취득시 배우는 컴퓨터 상식 또는 실생활(뉴스 등)에서 접할 수 있는 수준의 IT상식에 대한 질문과 학교(단체)생활에 대한 적응, 생활기록부 내용을 바탕으로 한 질문이 이뤄집니다.

 

본교에서 가장 중점으로 다루는 부분은 대인관계와 인성에 대한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단기간 학원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성장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을 명심하세요.

"

 

그리고 놀랍게도, 정말 저 말들이 모두 사실입니다.

예, 저도 입학하기 전에 저거 보고 나서 많이 답답했습니다. 많이 애매모호하죠?

하지만 저것을 그냥 곧이곧대로 믿으시면 되겠습니다. 왜인지는 지금부터 차차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일반전형 기준으로 먼저 설명드리겠습니다. (제가 일반전형 입학생이라 ㅎㅎ)

우선, 면접실(?)에 다른 학생 두 명과 함께 들어가시면, 선생님께서 세 분 앉아계실 겁니다.

그리고는 이제 학생들에게 질문을 시작하시겠지요.

자, 그리고 당신이 이 면접을 보는 선생님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그런데 이 면접을 보시는 선생님들은 사실 면접실마다 다 다릅니다. (당연히도 말이죠.)

그런데 당연하게도 면접마다 점수를 어느 정도 통일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거기다가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유추할 수 있는 점은 (자기소개서가 없는 관계로) 생활기록부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과연 일반 전형의 경우 학생 관련해서는 어떤 질문을 하게 될까요?

예, 그냥 생기부에 있는 내용 질문밖에 할 수 없을 겁니다. 이 학생이 정말 중학교 때 잘 살았는지 일단 물어보는 게 중요하니까요.

 

 

또 어떤 질문을 하실 수 있을까요?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우리 학교, 즉 디미고에 입학해서 학생이 잘해 나갈 수 있는지 알아보셔야겠지요?

그러면 당연하게도 인성 관련 및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는지 여부를 질문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IT 관련 질문을 하게 될 겁니다.

그런데 사실 면접실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면접실에 아예 정보 관련 선생님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 그랬습니다. 심지어 문과 선생님들밖에 없으셨습니다 ㅎㅎ..)

그런데 아까 언급했다시피, 면접 점수를 어느 정도 통일할 필요가 있습니다. (형평성에 맞게 말이죠.)

그러면 엄청 어려운 질문이 과연 나올 수 있을까요?

가령, "인공지능에서 Gradient Descent가 무엇인지 수학적 관점에서 논하고, 더욱 좋은 성능의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Vanilla Gradient Descent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논하시오." 같은 질문이... 들어올까요?

조금 과장하긴 했지만 저렇게 어려운 질문이 들어올 리가 만무합니다.

(본인이 인공지능에 대해 엄청 자신 있다는 듯이 말한 게 아니라면 말이죠 ㅎㅎ;)

 

그러니까, IT질문은 정말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컴퓨터 상식 선에서 나옵니다.

그렇다고 이걸 또 따로 공부할 것도 아닌 게 정말 질문하시는 내용이 막 어떻게 공부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진짜 그냥 본인이 컴퓨터에 관심만 있었어도 다 답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럼 이제 또 이런 질문이 들어오겠죠.

"아니 그래서 대충 어떤 질문이 나오는데요?" 내지는, "님은 질문이 뭐였는데요??" 같은 질문 말이죠.

그러면 이에 대한 답변은 하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그냥 편한 마음으로 오세요. 어차피 뭘 공부하든 딱히 의미 없을 겁니다."

그냥 긴장만 하지 마시고 질문하는 말씀에 답만 잘하세요.

어차피 선생님이 질문하시는 IT질문도 답하지 못하는 수준이면 컴퓨터에 관심이 별로 없는 거라 입학해서도 잘 못 지낼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그거 답 제대로 못해도 사실 합격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어차피 선생님들께서 정량적인 점수를 매기면서 막 질문 1번은 5점, 2번은 3점... 이런 식으로 면접을 보는 게 아니라서 말이죠.

 

 

그러면 일반전형 면접 준비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간단합니다. 우선 자신의 생기부를 그냥 한번 쭉 읽어보세요.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나를 되짚어 보세요.

거기서 자신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니면 지금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그리고 디미고에 입학해서 잘할 자신이 있는지를 점검하시고 그것을 자신감 있게 잘 말하는 연습을 하세요.

솔직히 선생님들이 질문하는 내용을 죄다 매끄럽고 유연하게 받아치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학생이 이 학교에 와서 잘할 수 있을지를 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냥 말을 엄청 매끄럽게 하거나 말을 엄청 아름답게 하려고 하지 마시고 그냥 진심이 드러나게 말할 수 있는 능력만 기르시면 됩니다.

 

참고로 제 이야기를 잠깐만 하자면, 저도 재작년 이맘때쯤에 면접 준비랍시고 인터넷에서 컴퓨터 상식도 막 검색해 보고 디미고 면접 질문이 뭐가 나오는지도 검색을 많이 해봤습니다.

그리고 면접을 보고 난 뒤에 정말 다 부질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냥 진실된 마음으로 면접에 임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특별전형 같은 경우, 저는 면접을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 어차피 기본적인 내용은 다 비슷합니다.

다만 특별전형은 조금 더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있겠죠. 바로 자신의 실적물과 자소서입니다.

그런데 특별전형 면접 준비는 더 간단합니다.

자신이 직접 만든 프로그램이라면 웬만하면 기본적인 알고리즘이나 구동 방식은 기억하겠죠?

그냥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만 잘하시고 물어보는 실적물 관련 질문에 답만 잘하시면 됩니다.

 

자소서 같은 경우는, 진실되게 쓰셨다면 웬만하면 또 괜찮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생활기록부 관련 질문이랑 비슷하게 그냥 진실되게만 말하세요.

 

근데 이렇게 보니까 특별전형이 더 쉬운 것 같기도 하고...

특별전형도 일반전형과 마찬가지로 그냥 진실되게 자신의 생각을 잘 말하기만 하시면 됩니다.

거기다 추가적으로 자신이 뭘 구현했는지, 어떻게 구현했는지 잘 생각하고 가시면 될 듯합니다.

거짓말하면 다 들키게 되어 있으니까 진실되게 말하세요.

참고로 당연하겠지만 사소한 거짓말이라도 면접 때 했다가 걸리면 얄짤없이 잘리겠죠? (그 학생의 신빙성이 바닥을 치게 되는 거니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되게 말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이쯤까지 읽으셨으면, 이런 생각들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봤던 진학 글이랑은 조금 다르네..? 뭐지?"

 

예, 지금까지 봤던 글들은 아마 대부분 학원에서 작성한 홍보 글이라 그런 겁니다.

네이버에 검색해 보니 막 "킬링 멘트를 준비해라", "질문을 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등등 말도 안 되는 소리 (착한 말 ㅎㅎ)을 하는데 그거 호구 잡기 하고 있는 겁니다.

뭐 어차피 갈 사람들은 이미 갔을 테지만...

면접 보고 나오시면 아마 알게 될 겁니다.

혹시라도 모르니까 그래도 학원을 가는 게 낫지 않겠냐고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그거 갈 바에 치킨 한 마리 맛있게 뜯고 배 든든하고 자신 있게 면접 보러 가시는 게 낫습니다.

정 걱정되신다면 화장실 거울 앞에서 한 번 연습해 보시는 것도 괜찮겠고요.

 

그리고 예상 질문에 대해서 많이들 물어보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러 학원 홍보글에서 말하다시피 예상 질문이 엄청나게 중요하진 않습니다.

왜냐고요? 어차피 예상 질문 아나 모르나 제가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그냥 진솔하게만 자소서를 쓰고 생기부 작성을 했다면 다 답할 수 있을 거니까요.

 

면접 쪽에만 너무 힘을 들여 쓴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 이걸 가장 궁금해하실 것도 같고 학원에 농간에 놀아나지 말라는 의미에서 좀 길게 써봤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만 "진실되고 솔직하게, 있는 대로 답하세요". 그것이 가장 좋은 면접 준비 방법입니다.

그리고 너무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지 마세요. 생각보다 많이 쉬울 거고, 잘 해낼 수 있을 겁니다.

 

 

여담이지만, 사실 친구들한테 물어봐도 열에 여덟은 사실 면접 준비 안 하고 왔습니다.

저도 이것저것 많이 검색해 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면접 준비를 막 예상 질문 생각하고 그러진 않았거든요.

(솔직히 그때 검색해서 얻은 내용들 하등 다 쓸데없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것도 사실 그것 때문입니다.)

 

 

 

 

 

 

 

그 외, 답변이 힘들거나 간단한 질문들

Q. 제 점수가 ~~~ 인데, 입학 가능할까요?

A. 135점 이상이면 입학 가능이고, 그 아래면 아슬아슬할 수 있습니다.

 

Q. 제가 특별 전형 실적물을 ~~~ 하게 만들었는데, 몇 점 정도 나올까요?

A. 그건 담당 선생님이 봐도 답변 못하실 겁니다. 자신이 봤을 때 괜찮은 것 같다면 그냥 자신감을 가지세요!

 

Q. 그래서 면접 질문이 뭔가요?

A. 하늘이 무너져도 안 알려줍니다. 애초에 알려줄 필요도 없습니다.

 

Q. 디미고에 괴물들이 많이 온다는데... 정말 무서워요 ㅠㅠ 제 이 미천한 실적물로 입학할 수 있을까요?

A. 사실 이미 원서 다 썼겠지만 답해드리자면, 사실 괴물들 별로 없습니다 ㅎㅎ; 게다가 어차피 학생들에게 그런 괴물 같은 실적물을 바라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냥 중학생 기준에서 조금만 잘하면 다 점수는 괜찮게 주실 겁니다.

 

 

 

 

모쪼록 입학 지망생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그 외 진학 및 학교 관련 질문들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되겠습니다.

늦어도 2일 안에는 답장드리겠습니다. ㅎㅎ

그럼, 다들 화이팅하시길 바랍니다!

 

디미고 입학설명회 후기

2019. 10. 20. 22:30

저번주 토요일, 그러니까 10월 12일날 입학설명회를 갔다.

 

내 블로그 게시판을 보면 알겠지만, 당연히 예비 신입생 입장으로 간 건 아니고, 입학설명회 도우미를 하러 갔었다.

금요일날 다른 친구들 죄다 귀가할 때, 친구 몇몇이랑만 학교에 남아서 이런저런 준비를 했다.

몇몇 얘들은 체육관에서 매트깔고 의자놓고, 몇몇 얘들은 기숙사 정리하고 학교 교실 정돈하고,

나랑 몇몇 얘들은 (한 20명정도는 되는 것 같다) 족구장 잡초를 뽑았다.

무슨 족구장에 잡초가 그렇게 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진짜 잡초가 풍년이더라.

사람이 잡초먹고 살 수 있으면  우리학교 족구장에서 살아도 될 정도였다.

아무튼, 그러고 나서 다음날 뭐할지에 대한 얘기를 듣고, 좀 쉬다 기숙사 들어가서 일찍 잤다. (12시에 ㅎ)

 

 

나는 기숙사 앞에서 주차 안내를 맡게 되었는데, 사실상 선생님이랑 친구랑 해서 3명 (좀 사람 몰릴때는 5명)이나 있어서 주차안내라기 보단 그냥 지나다니시는 분들께 인사나 드리면서 학교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나 한 것 같다.

(아마 입학설명회 오신 분들은 웬만하면 절 보지 않았을까.. ㅎㅎ)

 

아무튼 주차안내를 하고 있는데, 입학설명회 두시간 전쯤부터 차가 한둘씩 들어오다가, 한시간 전쯤부터는 꽤 들어왔고, 한 30분쯤 남으니까 차가 무슨 쭉쭉 들어오는게 솔직히 좀 놀랐다.

(여기서 꿀팁 : 최소한 30분 전쯤에는 와야지 그나마 가까운 곳에 주차할 수 있다. 거기다가 입학설명회 전에는 학교도 둘러보고 기숙사도 둘러볼 시간이 있으니 꼭 30분 전에는 오면 좋겠다.)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학교 안에서는 학교를 욕할지라도, 분명 들어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 학교라는 것을 실감케 되었다.

그와 동시에, 조금 안타깝다는 생각도 했다.

저렇게 우리 학교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 중, 여기 오는 사람들만 입학 원서를 낸다 하더라도 반은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물론 입학설명회에 온다고 해서 다 입학원서를 내는 것도 아닐거고, 입학설명회 온 사람들만 입학 원서를 내는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주차안내도 끝나고 체육관, 그러니까 입학설명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사실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내가 입학하기 전에 갔던 입학설명회 때보다 사람이 적었을 정도였다.

그 때는 체육관 의자에 사람이 다 차고도 모자라서 체육관 복도에서 서서 들었는데, 이번부터는 매달 입학설명회를 진행해서 사람이 좀 적게 온다고 한다.

친구가 말한 바로는, 약 750명 정도가 입학설명회를 신청했다고 한다. (당연히 학부모 포함이다.)

 

디미고 입학설명회 모습. 그래도 꽤 많이 왔다!

 

여담이지만, 1학기때는 3000명이나 왔다고 하던데;;;

750명이 온 이번에도 주차장 자리가 부족해서 쩔쩔맸었는데, 3000명이나 왔으면 얼마나 힘들었을지 ㄷㄷㄷ

1학기때 입학설명회 도우미 안하길 잘 한것 같다 ㅋㅋㅋ

 

 

그렇게 입학설명회까지 끝나고 나서, 학교에서 다른 학부모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다.

디미고는 성적이 어때야 들어올 수 있는지, 면접은 어떤지, 생활이 힘들지 않은지 등등...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자니, 뭔가 디미뽕에 찬 느낌이다.

솔직히 객관적으로 그렇게까지 좋은 학교는 아닌게 맞지만, 그래도 이렇개 들어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 학교에 있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근데 진짜로 솔직히 말하자면, 입학설명회는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까놓고 말해서 웬만한 정보들은 책자에 다 있는데다가, 모르는 정보가 있더라도 카톡으로, 또는 전화로 문의하면 되니깐...

사실 입학설명회는 그냥 학교를 한번 둘러본다는 느낌으로 왔으면 한다.

어차피 입학설명회 들어도 올 사람은 다 오고, 떨어질 사람은 다 떨어지니깐...

 

아무튼, 결론은 이렇다.

생각보다 디미고를 오고 싶어 하는 사람은 실제로도 많구나.

그리고, 디미고 관련해서 잘못된 정보를 가진 사람들도 더러 있구나. (학부모님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가끔씩...)

그러니까, 디미고 관련 글들도 조금은 더 쓰면 좋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사실 최근 시험보느라, 대회준비도 하느라 이것저것 바빠서 블로그 글을 잘 못썼으니깐.

저번에 쓰기로 한 글들부터 좀 쓰려고 한다.

 

그러니까 이번 기회에 다음 글들을 먼저 예고하겠다!

Coming Soon : 면접 관련, 입학 관련, 대입 관련 이야기들

 

ps) 그나저나, "디미고 일상"으로 검색하면 네이버 외부 사이트 탭에 내 글이 가장 먼저 뜨는 것을 봤다.

물론 네이버 블로그 글들에 가려져서 조금 아래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감동이다 ㅠㅠㅠ

 

ps2) 면접 질문 뭔지 말하겠다는 거 아닙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대충 헬게이트 비슷한 짤)

 

 

디미고는 유독 정시 비율이 다른 학교들보다 높은 학교이다. 대략 정시 70% / 수시 30% 비율 정도로 이루어져 있다.

아무래도 아이들 수준이 조금 높아서 정시도 어느 정도 잘 보고, 사람 수도 적어서 내신 등급을 따기 힘든 탓일 것이다.

하지만, 연세대/고려대는 특성화고 전형이 수시(였)고, 상위권 대학에서는 한양대 / 중앙대 / 세종대 등 일부만 제외하면 모두 특성화고 전형이 수시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수시 준비를 한다" = "좋은 상위권 대학을 노린다" 정도로 보여진다.

 

그리고 고1 시절, 1학년 1학기 내신을 터뜨리고 2학기때 수습하느라 고생한 나는 '이렇게만 계속 공부하면 수시로 가겠는데?'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연세대, 고려대 정도는 사실 딱히 바라지도 않았고 (1학기때 너무 터뜨렷다.. ㅠㅠ)

상향지원 넣으면 성균관대정도는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아니 그냥 시립대에 지원해도 붙을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의 반복과 함께, 나는 2학년에 접어들었다.

2학년 시험기간이 얼마나 헬인지 미처 알기도 전에...

 

 

 

2학년 시험기간, 그러니까, 지금, 나는 왜 사람들이 수시를 때려친다는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가 된다.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섞여서 학생들이 공부를 놔버리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그 이유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첫 번째 이유로는, 과목이 1학년때보다 조금 많다는 것이 있다.

1학년때는 국어 / 영어 / 수학 / 사회 / 과학 / 한국사 / 프로그래밍 / 컴퓨터 일반 총 8과목인데,

2학년때는 문학 / 영어 / 수학 / 공업수학 / 화학1 / 중국어 / 자료구조 (자바) / 공업일반 / 정보통신 / 기초제도로 총 10과목이다.

선택형 강좌를 더 수강하는 사람들은, (빅데이터 분석 / 정보과학) 과목이 하나 더 늘어난다.

그럼 늘어봤자 2~3개 느는거 아니냐고 할 수 잇겠지만, 비율로 따지면 공부량이 약 25%나 늘어난 것이다.

근데 거기다가 중국어랑 기초 제도는 절대평가 과목도 아니고 상대평가 과목이다.

그러니까, 다른 아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과목 (= 선생님들이 변별력 있게 문제를 출제하는 과목)이 1학년때와 같이 6개에다가, 외우는 양 많은 절대평가들까지 추가된다.

 

이렇게 많은 과목 수는 중간고사 때의 과목 수와 대조되면서 더 큰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문학 개념 ㅎ)

중간고사 때는 공부할 시간도 많았는데 5과목밖에 안되는 (상대평가는 4과목밖에 안되는) 과목들을 공부하다가

갑자기 10과목을 공부하려니 정신이 없다.

(물론 중간고사 공부가 쉽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5과목밖에 안된지라 아이들이 그만큼 또 공부를 많이 해서 하나만 틀려도 무슨 15등이나 밀리는 시험들이 되어버렸다...)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수학여행 + 수행평가 연타이다.

중간고사를 끝내고 어느 정도 수업을 더 진행한 뒤에 수학여행을 다녀오는데, 이게 정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다들 알다시피, 수학여행 끝나고 얼마정도는 진짜 그냥 정신줄을 놓고 살게 된다.

그리고 그 다음주에 (다다음주였나...) 현충일로 수요귀가 (진짜 흔치 않다!)를 하게 되니까, 더 정신을 차리기 힘들어진다.

그런데 그러고 학교에 돌아오면? 시험이 한 달이 남아있다.

아직 정신을 차리기도 전인데, 시험이 한 달 남았다는 사실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 배려해 주신다고, 수학여행 전후에는 수행평가를 그렇게 많이 두지 않는다.

그러면 10~11개의 과목의 수행평가는 다 어디에 배치될까??

시험이 한 달 정도 남았을 무렵 일주일에 수행평가가 한두개씩 스멀스멀 올라오다가,

시험 2주 전 한 주 동안 마감해야 할 수행평가가 무려 7~8개정도나 됐다.

 

그것들이 또 쉬우면 모르는데,  자바 프로젝트 진행 (사실 이건 쌤이 기간을 한 달 준거긴 하지만 ㅎㅎ..), 국어 UCC 같은 대형 프로젝트들이 끼어있는 터라 아이들이 분주해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솔직히 수행평가를 7~8개를 한 주만에 마감을 다 하면, 어떻게 모든 아이들이 다 행복하게 점수를 받겠는가?

누구는 수학 수행 준비하느라 중국어 수행 준비 못해서 터지고, 누구는 그 반대고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보인다.

당연히 이 동안 시험공부를 할 생각은 꿈에도 못 꾸고, 인강실에서 자바 프로젝트 마무리를 달리거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 달려서 수행평가를 전부 끝내면 남는 것은?

시험공부를 할 일주일의 시간이다.

그 일주일동안 10~11개 과목 공부를 달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아니 그럼 공부를 미리 시작하면 되는거 아니야? 무슨 공부할 시간이 일주일밖에 없던 것도 아니고;;;"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수학여행에다가 기나긴 휴식의 시간을 가지고 나서 공부를 바로 시작하기는 쉽지 않은 일인데다가,

동아리 활동같은 것들에도 신경써야 하고, 이것저것 신경쓰고 나면 수행평가가 덮쳐오는 그림인지라 그게 또 쉽지가 않다.

 

 

하지만 지금까지 서술한 것들은 단지 표면상의 문제이다.

물론 힘들고, 공부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지긴 했다.

하지만 그것과 어떻게 기가 막힌 콜라보를 하는 다른 문제가 생기는데, 바로 디미고의 "유통기한" 문제이다.

이게 대체 뭔소리냐고? 급식에 유통기한이 지나기라도 했냐고?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들이 맛이 가기 시작한다는 이야기이다.

즉, 아이들의 유통기한이 다 되어가는 시점이 바로 이 고등학교 2학년 수학여행 전후 시점이다.

이쯤 되면 아이들의 정신 상태는 피폐해진다.

사실상 방학을 한 번 더 지낸 상황이 되는지라, 이미 게을러져 버린 아이들은 쉽사리 다시 공부 모드로 돌아가기 힘들고,

그런 아이들이 이제 학교에서 막 놀기 시작하는 시점이 오게 되는 것이다.

 

거기다가 기숙사 학교인 점도 어느 정도 작용을 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기숙사 학교다 보니까 학교에서 하루 종일을 보내게 되는데, 너무 매일 있다 보니까 너무 익숙해지는 것 같다.

(아니면 수학여행이라는 극단적으로 학교와 다른 곳을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집으로 인식되는건가?)

1학년때야 익숙해지면 좋겠지만, 지금은 거의 집처럼 익숙해져 버려서 공부가 잘 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가끔 보면 야자 시간이 수면 시간이 되어 버린 날도 있을 정도이다.

그렇게 학교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아이들은 "유통기한"이 이미 끝나버려 기강이 해이해지게 된다.

실제로 야자 시간이나 방과후 자습 시간에 보면 많은 아이들이 정신 못차리고 자거나 노는 모습이 보인다.

...내 스스로의 모습도 그럴 때가 있다는 것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그건 좀 반성해야지.

 

 

 

아무튼, 이런 여러 가지 이유들이 서로 맞물려서 최고(악)의 하모니를 이루며, 아이들의 멘탈을 털어버린다.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은 드는데 공부는 하기 싫고, 막상 하려니 시간은 적은데 과목은 너무 많고...

진짜 미칠 지경이다.

이러면 수시를 버리면서 "나는 정시 파이터다! 깔깔깔!!" 하며 수시를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리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오또케 오또케 수시 가고시푼데;;" 하며 저 멀리 떠나는 수시를 어떻게든 잡아보려는 아이들도 있다.

 

 

그럼 이 아이들은 다 어떻게 되냐고?

그건 나야 모르지 ㅎㅎ... 시험이 끝나봐야 알겠지?

이렇게 넋두리를 끝내고, 이젠 공부나 하러 가봐야겠다.

혹시 이 글 보는 후배 있으면, 진짜 2학년 1학기 기말 공부는 빨리 시작하라고 권고해주고 싶다.

너네들이라도 내신 잘 챙겨야지... 나는 그렇게 못했으니까 ㅠㅠ

미리보는 디미고?

오늘은 디미고 학생들의 노트북 관련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노트북을 어떻게 쓰는가에 대한 이야기 말고,

그냥 어떤 노트북들을 들고 오는지에 대해, 그리고 어떤 노트북을 들고 오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가지고 오는 노트북으로는 LG 그램과 삼성 오디세이가 있다.

보통 게임을 아예 안 할 생각으로 학교 오는 얘들은 LG 그램을 들고 오고,

게임을 조금 하진 않을까 하는 얘들은 삼성 오디세이를 고르는 것 같다.

 

 

장단점을 꼽아보자면...

LG 그램은 가볍고 얇으며 배터리가 오래 간다.

그래서 들고 다니기에 무리가 별로 없고, 쉬는 시간에 노트북으로 뭔가를 하다가 서랍에 집어넣기에 용이하다.

또, 연달아서 서너시간 동안 전문교과 수업을 듣더라도 충전기를 꼽을 필요 없이 계속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GPU가 그렇게 좋지 않아서 사양 높은 게임을 돌리진 못하고 (학부모님들한테는 장점이 될수도 있긴 할듯 ㅎ)

내구성이 약간 떨어져서 잔고장이 조금 있는 편이다. (다만 AS가 좋아보이긴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능대비 가격이 조금 비싸다. 무게를 얻고 성능과 가격을 버린 느낌이다.

 

 

삼성 오디세이는 LG 그램과 정반대라고 보면 된다. (가격 제외)

GPU가 꽤 좋아서 성능이 잘 나오고, 가성비가 그렇게까지 나쁜 편은 아니다.

하지만 배터리가 별로 좋지 않아서 웬만하면 충전기를 들고 다녀야 하는 편이고,

조금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 버겁다.

성능 대비 가격은 그램보다 낫긴 하지만, 그냥 가격만 놓고 보면 비슷한 수준인 것 같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삼성 오디세이 살 바엔 그냥 LG 그램 사는게 나아 보인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오디세이 산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별로 안좋다고 하는 것 같고,

애초에 학교에서는 사양이 높은 게임을 별로 돌릴 일이 없다.

해봤자 카트나 피카츄배구 같은거나 하고 있는지라...

(사실 애초에 게임을 할 일 자체가 별로 없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또, 가벼운 것 보다도 배터리가 오래 가는 것이 꽤 괜찮아 보인다.

1학년때는 별로 체감이 안됐는데, 2학년이 돼서 전문교과를 3연강을 듣다 보니까 약간 체감이 되더라.

 

 

이것들 못지 않게 맥북을 갖고 오는 친구들도 있다.

근데 어차피 맥북을 산다면 애플빠라 사는걸 테니까

별로 할 말이 없다.

몇몇 프로그램들이 맥용으로는 안나와 있어서 불편한 거 빼고는 불만도 딱히 없어 보인다.

그냥, 성능 대비 가격이 오지게 비싸다는 것 밖에는 할 말이 없는 것 같다. 고장은... 비슷하게 나는 것 같던데..?

 

 

 

이 외에 다른 노트북들은 워낙 다양하게 들고와서 잘 모르겠다..

그래도 대충 노트북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할 점들을 좀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우선, 최소한의 배터리 시간은 챙겨야 된다.

최소한 프로그래밍 시간 두시간은 버틸 정도의 노트북을 고르도록 하자.

웬만하면 두시간은 버티긴 하겠지만, 오디세이는 간혹 가다 못버틸 때도 있는 것 같긴 했다.

(간혹가다 한성컴퓨터 노트북은 한시간도 못버티더라;;; 이런건 진짜 사지 말자.)

 

 

성능은 그렇게까지 챙길 필요는 없다.

물론 디미고에 와서 어떤 프로그램을 개발할지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학교에서 가르치는 프로그래밍과 기초제도 시간에 쓰는 오토캐드만 쓴다고 하면

cpu i5정도여도 충분할 것 같고, gpu는 사실상 딱히 필요가 없으며, 램은 8GB만 챙기면 된다.

(램 4GB는 진짜 개오바임;; 애초에 그런거 들고오는 얘들도 못본듯)

하지만 디미고에 와서 애프터이펙트나 인공지능 학습같은 조금 성능을 필요로 하는 것들을 할 예정이라면,

거기에 맞춰서 알아서 성능 조절은 잘 하면 될 것 같다.

+ 참고로 말해두지만, 디미고 와서 게임을 한번도 안 할 확률은 0%에 수렴한다. 게임을 어느 정도는 돌릴 만한 성능은 챙겨오자.

자유시간에 친구들이 옆에서 게임하는데 보고만 있으면 서러워질 수도 있다...

 

 

무게도 솔직히 그렇게 중요하진 않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노트북을 들고다니기 그렇게 버거운 근력의 소유자는 아닌지라 ㅎ;

개개인 차가 나겠지만, 무게는 자기가 들고다닐수 있을만한 것으로 사도록 하자.

그리고 노트북 들고 그렇게 오래 돌아다닐 일은 없다.

가장 오래 들고 다닐 일은 집에서 학교 올 때나 학교에서 집에 갈때 정도인데,

통학시간 고려해서 힘들지 않을 정도로만 들고 다니자.

(학교 내에서는 오래 들고 있어봤자 5분이다.)

 

가격은 뭐.. 알아서 맞추도록 하자 ㅎ;

 

 

따로 생각나는 거 있으면 그 때 알아보도록 하자.

그럼 수고링 ㅎ

미리보기 디미고

지금 필자는 디미고 기숙사에 누워있다.

힘든 야자시간을 끝내고 침대에 누워서

오늘 하루 동안 못 쓴 글을 쓰고 있다.

 

아마 평소였다면 휴대폰으로 딴짓을 하고 있거나

저번 주인가에 샀던 영어 책을 읽고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디미고의 기숙사는 하루가 끝나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다.

힘들고 고된 (과장 약간 포함) 야자 시간을 끝내고 나서

따뜻한 물로 몸을 데우고 난 뒤

점호를 끝내고 침대에 누우면

그것보다 좋은 것이 없는 것 같다.

... 그리고 이게 디미고 선생님들과 사감 선생님들이 원하는 디미고 기숙사의 모습이겠지?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조용히 잠만 자기를 원한다.

하지만... 학생들의 마음은 당연히 그렇지 않다.

(참고로 필자는 기숙사에서 조용히 지내는 편이다. 애초에 이런 걸 쓰고 있는 것부터가 ㅎㅎ...)

 

많은 학생들이 친구들의 호실에 놀러가서 친구들과 논다.

하지만 이러다가 걸리면 '타숙실'이라고 해서, 매일 아침 구보를 뛰는 벌을 받게 된다.

그걸 피하기 위해서, 학생들은 친구 방에 놀러 가서 침대 뒤로 숨는다.

특히 타숙실과 같은 규정 위반이 5번이 적발되면 자치법정에 가야 하기 때문에,

자치 법정에 갈 수도 있는 친구들은 악착같이 숨어서 지내기도 한다.

 

그냥 타숙실 안 가고 조용히 자신의 호실에 있으면 되지 않냐고?

친구들과 한 침대에서 같이 웃고 떠드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수학여행 한 번이라도 갔다 온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하루의 마지막을 친구와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지내고 싶은 것은 사실 너무 당연한 일인 것 같다.

(물론 남의 호실 들어가서 너무 시끄럽게는 하지 말아야겠지만 말이다.)

 

또 학교에서는 규정으로 막지만 학생들이 꼭 하는 것이 바로 음식물 반입이다.

이것도 사감 선생님들께 안들키려고 아주 꼭꼭 숨기는 친구들이 있다.

그러면 음식물 반입을 안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힘든 야자 시간을 끝내고 침대에 누워서 친구들과 떠드는 것도 그렇게 재밌는데,

맛있는 것 까지 먹으면서 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저는 숙실에 음식물 반입을 한 적이 없습니다 선생님 ^^7)

 

심지어는 새벽에 친구들이랑 몰래 라면을 끓여먹는 얘들도 있다고 하니..

(이건 걸리면 중징계도 가능하지 않을까??)

 

아무튼, 이렇게 살아가는 곳이 디미고 기숙사이다.

너무 힘들면 지금 나처럼 침대에 누워서 폰질을 해도 되고,

좀 놀고싶으면 (몰래) 친구가 있는 호실로 놀러 가거나,

너무 피곤하면 일찍 자기도 하는 등

학생들이 가장 자유롭고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안타깝게도 점호가 끝나고 대략 30분 정도밖에 시간이 없기 때문에, 오랜 시간 놀지는 못한다.

30분가량 친구들과 놀거나 폰질을 하다가,

12시가 되는 순간 바로 폰을 내고 잠에 들어야 한다.

 

아무튼, 짧지만 디미고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편안한 자유 시간이 바로 밤의 기숙사에서 지내는 시간이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추억들도 많이 생기는 시간이기도 하고,

친구들과 가장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시간들이 바로, 디미고 생활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활력소인 것이다.

미리보기 디미고

개학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중간고사가 코앞입니다.

올해 디미고 1차 중간고사는 다음 주 수~금, 즉 5/1 ~ 5/3일까지인데요!

디미고의 시험기간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일단 알아보기 전에 한마디만 하고 시작하자면...

시험기간에 이딴거나 쓰는 니 인생이 레전드다 ㅋㅋㅋㅋ

"시험기간에 이딴거나 쓰는 니 인생이 레전드다 ㅋㅋㅋㅋㅋ"

 

 

 

 

크흠..

아무튼, 이제부터 디미고의 시험기간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가장 간단하게 일과가 바뀌는 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면..

 

원래 디미고에는 방과 후 수업을 매일마다 듣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이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해서, 수업이 끝난 후 약 1시간 30분 동안 들을 수 있는 제도이죠.

 

과목으로는 기본적인 국영수와 같은 과목들이 있는가 하면,

엑셀 자격증 대비반, 파이썬 프로그래밍반(1학년), 미디 음악반 등등

컴퓨터 관련 (이비/디컨이라면 상경 / 미디어 콘텐츠 제작 관련) 수업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험기간이 되면 이런 방과 후 수업이 모두 자습으로 바뀌게 됩니다.

대략 1주일가량 자습으로 바뀌게 되는데요, 이 시간에 시험공부를 아주 빡세게 돌리게 됩니다.

(사실 전 방과 후 수업을 좋아하기 때문에 방과후가 사라지는 것은 조금 아깝긴 합니다만.. 시험은 잘 봐야겠고...)

 

 

...사실 그거 외에 일과 시간이 딱히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행동들이 많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우선, 몇몇 반들이 저녁시간을 자습시간으로 쓰게 됩니다.

원래 저녁시간이 6:30 ~ 7:50 인데, 7:20분 부터 자습을 시작하는 것이죠.

이때 이런 반에 들어와서 시끄럽게 하다간 학생들의 따가운 눈총과 함께 쫓겨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아이들이 공부하는 것도 많이 바뀌는 게 눈에 띕니다.

원래 같으면 야자시간에 자거나 몰래 화장실 가서 휴대폰을 하며 놀던 아이들도,

시험기간만 되면 야자시간에 도망가는 일도 줄어들고 열심히 공부를 합니다.

심지어 인강실에 와서 노트북을 사용하는 친구들의 수도 줄어듭니다.

아무리 시험공부를 내려놓고 컴퓨터만 하는 친구들이라고 해도, 이때만큼은 열심히 공부를 한다는 뜻이겠죠.

(그 와중에 인강실에서 글 쓰는 니 인생이 레전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원래 기숙사에 들어가서 12시에서 1시까지 약 한 시간 가량 자습을 하는 심야 자습이 한 시간 연장되어

12시에서 2시까지로, 총 2시간 동안 더 공부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근데 이렇게 하면 솔직히 4시간 30분밖에 못 자는데, 이렇게까지 공부하고 수업시간이나 야자시간에 안 조는 애들 보면 진짜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 잘 때는 제대로 자자는 주의라서, 심야 자습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데

약 1년간의 관찰을 통해 알아낸 결과, 심야 자습을 갔다 온 학생 중 반 정도는 그다음 날 정신을 못 차립니다.

잠이 진짜 없거나 그걸 정신력으로 어떻게든 버틸만한 사람들만 하는 게 나을 듯합니다. ㅎ...

 

 

그리고 시험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 : 본인은 아직 2학년이기 때문에 1학년 시험만을 기준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어차피 디미고 들어온 사람은 이거 안볼거자너?)

 

일단 시험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점은, 멘탈 소모가 어마무시하다는 겁니다.

중간고사는 3일간 치러지게 되는데, (이번 시험 기준 수/목/금)

수요일 시험이 끝나고 나서 답을 맞혀보겠죠?

그리고 내가 만약 그날 본 시험을 망쳤다??

그 순간 멘털 싸움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수요일 시험이 끝났다고 해서 바로 집에 돌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 남아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 날 시험이 끝나면 점심을 먹고 다음 날 시험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시간으로만 치자면 대략 1시부터 11시까지 10시간이나 됩니다.

물론 저녁시간 빼고 중간중간 다 빼면 그렇게 길진 않지만

오늘 본 시험을 망했다는 부담감 + 갑자기 엄청나게 늘어난 자습시간 + 다음 날 보는 시험에 대한 부담감

이 세 가지가 겹쳐 오는 순간... 멘털이 찢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심지어 기말고사는 4일 ~ 5일을 보는데... 이거 진짜 미칩니다. 진짜 미쳐요.

(디미고 와서 경험해 보세요.. 진짜 이것보다 미치는 게 없음...)

 

 

그리고, 아시다시피 디미고는 전국에서 어느 정도 공부한다는 애들이 들어오는 곳입니다.

(물론 과고급은 아니긴 하다만...)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 1등급 맞기가 오지게 빡세집니다.

특히 한국사 같은 과목은 더 그런데...

하나 틀리면 바로 2등급이 나오는 정도입니다.

(작년에 두 개 틀려서 3 등급 나옴 ㅎ;; ㄹㅇ루;;;)

사회는 그게 더 심해서... 진짜 표준편차가 2.8이 나옵니다.

(ㄹㅇ임 비유 아니고 ㄹㅇ 표준편차가 2.8 임;;; 살면서 저런 표준편차 처음 본 듯;;)

 

또 개인적인 한풀이를 잠깐 더 하자면,

작년 2학기 기말고사 수학에서 7등이 나왔는데

동석차수가 5명이라서 2등급이 나왔습니다...

뻐킹...

 

 

아무튼, 디미고는 시험 자체는 꽤 쉬운 축에 속하지만, (개인차가 매우 있을 수 있음, 그래도 물리 빼고 시험 어렵다고 하는 사람 못봄)

잘하는 얘들이 꽤 많아서 내신 상위권을 받긴 매우 힘듭니다.

다행인 점은, 전문 교과가 죄다 절대평가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상대평가 과목들에서 조금 미스가 나더라도 전문 교과 시험을 잘만 보면

등급이 어느 정도 낮지 않게 나와줍니다. (그래도 낮다구요? 그럼 넌 정시야!)

그러니까 전문교과라고 공부 소홀히 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서 전문교과는 1등급을 맞아줘야 됩니다!

 

 

그러니까 시험에 대해 요약하자면,

"멘탈 싸움이니깐 멘탈 잘 잡자"

"시험은 쉽지만 1등급 맞기는 빡세다" (내신따기 개빡세다)

"전문교과 무시하지 마라"

정도가 되겠네요.

더 생각나는 거 있으면 시험 끝나고 포스팅에서 말하겠습니다.

 

그럼 전 이제 진짜 시험공부하러 가겠습니다.

디미고 지망생 여러분들도 지금 시험기간일 텐데,

공부 열심히 해서 시험 잘 쳐서

디미고 들어올 수 있도록 합시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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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고 일상 - 점호

2019. 4. 18. 23:40

미리보기 이미지

디미고의 기숙사에선 '점호'를 한다.

매일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서, 인원점검을 하는 것이다.

 

이 점호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실내점호'이다.

 

실내점호는 그 과정이 매우 간단하고 명료하다.

6시 30분에 기상송이 울리고,

기상송이 끝나면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기숙사 방 앞으로 나온다.

(점호 시의 각 호실별 자리가 정해져 있다.)

그리고, 각 호실장들이 인원파악을 모두 끝낸 뒤에

기숙사 사감 선생님께서 각 호실별로 인원점검을 불러주신다.

 

선생님께서 "305호!"라고 외치시면,

305호 호실장이 "다왔습니다!" 소리치고

 

선생님께서 "306호!" 라고 외치시면,

306호 호실장이 "~~~ 빼고 다왔습니다!" 라고 소리치는 식이다.

 

그렇게 인원점검이 끝나고, 선생님께서 전달할 말을 모두 하신 뒤에, (사실 별거 없다. 교복 제대로 입으라는 말 등등..)

각자 자신의 호실로 들어간다.

 

실내 점호는 굉장히 빠르게 끝나는데, (대략 3분에서 5분)

그렇기에 일찍 학교에 나갈 학생들은 서둘러 준비해서 학교로 나가고

조금 피곤한 학생들은 호실에서 조금 더 리잠(re 잠)을 자다가 나갈 수 있다.

 

 

그리고, 야외 점호를 하게 될 때도 있다.

사실 야외 점호가 점호의 기본형이긴 하지만,

비가 오거나 미세먼지가 많거나 너무 추우면(겨울 시즌) 야외 점호를 하지 않는데

미세먼지를 우리 중국님께서 후후 불어주시는 덕에 굉장히 자주 실내점호를 하게 된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야외 점호는 조금 더 복잡한 순서로 진행된다.

 

일단, 기상송이 울리고 40분까지 (3학년은 35분까지) 운동장으로 내려오라고 지시하신다.

그러면 학생들은 기상송이 끝나고 나서 호실에서 나와서,

기숙사 지하에 있는 운동화로 신발을 갈아신은 이후에,

운동장에 집합을 하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생긴다.

일단 맨발에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는 찝찝함은 뒤로 미뤄둬도 되겠지만,

운동장에는 집합을 하기 워낙에 힘들다.

 

실내 점호같은 경우에는 애초에 각 호실별로 자리가 정해져 있기에

몇몇 호실들이 점호열외가 되어도 자리에 서는데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운동장은 순서대로 줄을 서야 한다.

점호 열외가 되는 호실은 굉장히 가변적인데 비해, 굉장히 비 효율적인 방식이다.

그렇기에 야외 점호때 줄을 서는데만 해도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안그래도 지금 막 일어나서 비몽사몽한데 분명히 정해져 있지 않은 줄에,

점호 열외되는 호실까지 생각하며 줄을 서야 하니 말이다.

 

우여곡절 끝에 줄을 서게 되면, 준비운동을 한다.

체육시간에 하는 그 준비운동 맞다... 마지막에 팔벌려뛰기까지 한다.

 

그러고 나서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다시 호실로 들어간다.

그렇게 야외점호가 끝나면 약 6시 50분 가량이 된다.

이렇게 되면 야외 점호의 두 번째 문제점이 발생하는데, 

들어가서 더 잘 학생들도 거의 잠을 못자고,

일찍 학교에 나가고 싶은 학생들도 딱히 일찍 나가지 않은 느낌이 든다.

 

아침을 먹는 시간이 고3은 7:15, 고2는 7:25, 고1은 7:35이다.

준비를 다 하는데 10분정도 걸린다고 하면, 고2는 최대한 빨리 나가봤자 25분동안밖에 시간이 없고,

리잠을 자는 학생들도 많이 자봤자 25분정도밖에 못잔다.

(사실 준비시간 10분도 빨리빨리 준비해야 나오는 시간이다...)

 

 

나는 야외점호가 디미고 최대 적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간단하게 생걱해보자.

야외 점호의 장점은?

잠을 조금 더 확실하게 깰 수 있다.

아침부터 운동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

(장점이라고 할 수도 없다.)

 

단점은?

야외 점호 하는 날 학생들의 수업 태도가 달라진다.

(훨씬 많이 존다. ㄹㅇㅍㅌ임. 리잠자던 얘들이 못자서 그런듯)

시간이 오래 걸린다.

(위에서 이미 한번 언급했다.)

춥다.

(구라안치고 겨울에서 봄 넘어갈 때 나가면 죽는다. 그렇다고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옷을 제대로 갖춰 입고 나가는 것도 힘들다.)

등등...

 

장점 <<<<< 단점이다.

사실 다른거보다 시간이 오래걸리는게 너무 짜증난다.

수업도 망치고

아침 일과도 망치고

건강도 망치는...

(필자의 신변 보호를 위해 이만 줄이겠습니다. 여기서 더까면 ㄹㅇ로 불려갈수도 있음. 디미고 만세!!!)

 

 

이상 디미고의 점호 이야기였습니다.

다른걸 까는건 그나마 괜첞겠지만

이거 잘못 까다간 진짜 끌려갈 수 ...

저는 디미고를 사랑합니다.

선생님들 사랑합니다. 죄송합니다!! 살려주세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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