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미고 일상 - 기숙사 밤 편
지금 필자는 디미고 기숙사에 누워있다.
힘든 야자시간을 끝내고 침대에 누워서
오늘 하루 동안 못 쓴 글을 쓰고 있다.
아마 평소였다면 휴대폰으로 딴짓을 하고 있거나
저번 주인가에 샀던 영어 책을 읽고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디미고의 기숙사는 하루가 끝나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다.
힘들고 고된 (과장 약간 포함) 야자 시간을 끝내고 나서
따뜻한 물로 몸을 데우고 난 뒤
점호를 끝내고 침대에 누우면
그것보다 좋은 것이 없는 것 같다.
... 그리고 이게 디미고 선생님들과 사감 선생님들이 원하는 디미고 기숙사의 모습이겠지?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조용히 잠만 자기를 원한다.
하지만... 학생들의 마음은 당연히 그렇지 않다.
(참고로 필자는 기숙사에서 조용히 지내는 편이다. 애초에 이런 걸 쓰고 있는 것부터가 ㅎㅎ...)
많은 학생들이 친구들의 호실에 놀러가서 친구들과 논다.
하지만 이러다가 걸리면 '타숙실'이라고 해서, 매일 아침 구보를 뛰는 벌을 받게 된다.
그걸 피하기 위해서, 학생들은 친구 방에 놀러 가서 침대 뒤로 숨는다.
특히 타숙실과 같은 규정 위반이 5번이 적발되면 자치법정에 가야 하기 때문에,
자치 법정에 갈 수도 있는 친구들은 악착같이 숨어서 지내기도 한다.
그냥 타숙실 안 가고 조용히 자신의 호실에 있으면 되지 않냐고?
친구들과 한 침대에서 같이 웃고 떠드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수학여행 한 번이라도 갔다 온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하루의 마지막을 친구와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지내고 싶은 것은 사실 너무 당연한 일인 것 같다.
(물론 남의 호실 들어가서 너무 시끄럽게는 하지 말아야겠지만 말이다.)
또 학교에서는 규정으로 막지만 학생들이 꼭 하는 것이 바로 음식물 반입이다.
이것도 사감 선생님들께 안들키려고 아주 꼭꼭 숨기는 친구들이 있다.
그러면 음식물 반입을 안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힘든 야자 시간을 끝내고 침대에 누워서 친구들과 떠드는 것도 그렇게 재밌는데,
맛있는 것 까지 먹으면서 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저는 숙실에 음식물 반입을 한 적이 없습니다 선생님 ^^7)
심지어는 새벽에 친구들이랑 몰래 라면을 끓여먹는 얘들도 있다고 하니..
(이건 걸리면 중징계도 가능하지 않을까??)
아무튼, 이렇게 살아가는 곳이 디미고 기숙사이다.
너무 힘들면 지금 나처럼 침대에 누워서 폰질을 해도 되고,
좀 놀고싶으면 (몰래) 친구가 있는 호실로 놀러 가거나,
너무 피곤하면 일찍 자기도 하는 등
학생들이 가장 자유롭고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안타깝게도 점호가 끝나고 대략 30분 정도밖에 시간이 없기 때문에, 오랜 시간 놀지는 못한다.
30분가량 친구들과 놀거나 폰질을 하다가,
12시가 되는 순간 바로 폰을 내고 잠에 들어야 한다.
아무튼, 짧지만 디미고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편안한 자유 시간이 바로 밤의 기숙사에서 지내는 시간이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추억들도 많이 생기는 시간이기도 하고,
친구들과 가장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시간들이 바로, 디미고 생활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활력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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